저질, 흔히들 연상한다.

금기시되는 야함 혹은 천박함 그래서 상종하기 싫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엇쯤으로.

진짜 뜻은 ‘낮은 품질’이다.

의미대로라면 지금 모바일게임 신작 상당수는 ‘저질’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폭풍성장을 이룬 모바일게임은 게임 소외 계층인 3040세대은 물론 5060세대까지 끌어들였다. 공중파 뉴스에 잊을 만하면 등장해 폐륜의 근원이자 사회악으로만 알고 있던 '게임안티'도 엄지족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줌마들의 수다에서 종종 등장하는 소재가 됐고, 출퇴근길 아저씨의 무료함을 달래기도 한다.

게임이 백해무익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자 ‘놀이’로 당당히 자리매김 한 것이다.

게임을 국민 문화로 끌어올린 모바일게임, 요즘 속앓이가 시작됐다. 브랜드와 겉포장만을 바꿔 출시되는 '질 낮은 게임' 때문이다.    

요즘 신작 모바일게임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출시되는 3~4개로 추정되고 있다.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다고 해도 1년 동안 출시되는 신작은 무려 약 900여종이다.

아쉽게도 이중 절반은 출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잊혀진다. 정확하게는 게임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서 나온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저 눈으로 읽혀지고 기억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설령 이름을 알리고 다운로드까지 된 게임도 그 아이콘이 엄지족 스마트폰 속에 유지되기는 기간은 길어야 두 서너 달이다.

그 이유 중 하나, 신작을 접하고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에 있지 않을까 한다.

‘이 모바일게임 본 거 같은데’'이게 ***랑 똑같네'

요즘 모바일게임은 신작이라고 해도 과거의 해보았거나, 혹은 이전 흥행과 닮아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새롭고, 이전과 다른 재미가 아니라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혹은 해외에서 이름을 떨친 작품과 ‘유사한' 경우 허다하다. 어떤 게임은 버무려지지도 않은 채 모방돼 '표절'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다.

신작(新作)은 분명 ‘새로운 제품’을 뜻한다. ‘최근에 출시됐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명명되는 새롭지 않은 신작은 엄지족을 향한 기만이자 배신이다.

그리고 여가 문화를 넘어 문화콘텐츠이자 예술을 지향하고 있는 게임의 품격을 낮추는 ‘저질(低質)’이다.

천박함으로 인해 거들떠보기 싫은, 그런.